2014년 10월 29일 수요일

우리말은 서럽다(김수업)을 읽고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읽게 된 우리말에 대한 책 "우리말은 서럽다" -김수업.
한자나 영어에 밀려서 사라지는 우리말을 안타깝게 생각하시고, 우리말과 그 의미를 풀어서 적고 있다. 더불어 [표준국어대사전]의 모호한 풀이도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예전에 시골에서, 어른들에게서 친구들이랑 가끔 듣고 말하고 하던 우리말을 거의 잊어버리고서, 요즘은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한자나 특히 영어에 목메달고 살고 있는듯 하다.

사실 내가 사용하는 많은 말 중에 한자나 영어가 상당히 쓰이고 있다. 물론 한자나 영어를 쓴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말을 하쟎게 생각하고, 많은 아는 듯한, 많은 배운 듯한 느낌을 상대방에 주기 위해서 은근히 사용하는 모양새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본 동영상에서 김제동이 "아니, 우리나라에서 영어 못한다고 괄시받고 사는 이상한 상황이 되었다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말 못하는 것도 아니고 외국어인 영어를 못한다고 괄시받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미국사람에게 물건 팔사람은 두 단어만 알면 된다고. Thank you, Fuck you. 물건 사주면 Thank you, 안 사주면 Fuck you!!!! 라고". ㅎㅎ
필요한 사람만 필요에 따라서 익혀서 필요한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한자를 대도록 안 쓰려고 하지만 툭툭 튀어 나온다. 사용, 유식, 경향 등.....

본문 내용 중에서 "우리"와 "저희"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우리'라는 낱말은 '나'를 싸잡아 여러 사람을 뜻하는 대이름씨다. '여러 사람'에는 듣는 사람이 싸잡힐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따. 이런 대이름씨는 다른 겨레들이 두루 쓴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우리'라는 대이름씨 낱말은 다른 대이름씨와 마찬가지로 매김씨로도 쓰인다.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나라, 우리 회사, 우리 아기, 우리 어머니....' 이런 매김씨 또한 남다를 것이 별로 없는 쓰임새다.
그러나 외동도 서슴없이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라 하고 마침내 '우리 아내', '우리 남편'에 이르면 이런 매김씨야말로 참으로 남다르다. 그래서 안다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건 잘못쓴 것이고 틀린 말이라는 사람까지 나왔다. 하지만 여기 쓰인 매김씨 '우리'는 나를 싸잡아 여러 사람을 뜻하는 것도 아니고, 듣는 사람을 싸잡아 쓰는 것도 아니며, 다만 나와 대상을 싸잡아 쓴는 것이다. 나와 대상을 싸잡으면 둘이니까 '우리'가 되는 것이지만, 드러내는 뜻은 '둘'이 아니라 '서로 떨어질 수 없이 하나를 이루는 깊은 사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이 땅에서 뿌리 깊게 얽혀 살아온 우리 겨레의 자랑스러운 삶에서 빚어진 남다른 쓰임새다.
외동이 '우리 어머니'라 하는 것은 '나와 어머니'가 둘이면서 서로 떨어질 수 없이 하나를 이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아내가 '우리 남편'이라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나와 남편'이 둘이면서 서로 떨어질 수 없이 하나라는 뜻이다. '우리 아버지' 하지 않고 '내 아버지' 한다든지, '우리 마누라' 하지 않고 '내 마누라'하면 그것은 정말이지 우리네 자랑스러운 말씨가 아니다. '우리 아버지' 또는 '우리 마누라' 하면 나와 아버지 또는 나와 마누라가 둘이면서 떨어질 수 없이 서로 깊이 사랑하여 하나를 이루어 살아가는 '아버지' 또는 '마누라'가 되지만, '내 아버지' 또는 '내 마누라'하면 그것은 곧장 아버지 또는 마누라가 내가 마음대로 이랬다저랬다 하며 내 손 안에 쥐고 살아가는 소유물로 만들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는 옛날이나 이제나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남편을 나에게 딸린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나와 떨어질 수 없이 사랑으로 깊이 묶인 두 사람으로 여기며 사는 겨레다.

김수업 선생님의 책 "국어교육의 바탕과 속살", "배달말 가르치기" 등을 시간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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